알쏭달쏭 군함 이야기 - 구축함편

기사입력 2017.04.0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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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바다를 지배하기 위해 끝없는 투쟁을 벌여왔으며, 그만큼 수많은 형태의 싸움배(艦, 이후 `군함`으로 통칭한다)를 지어 바다로 내보냈다. 그리고 현대로 넘어올수록 바다에서의 임무가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군함은 임무에 따라 더욱 세분화되었다. 이러한 경향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던 시기는 제2차 세계대전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이 당시에 관련된 게임이나 영상물 등을 통해 해전사(海戰史)를 조금이라도 접한 경험이 있다면, `구축함`, `중순양함`, `전함` 등, 필연적으로 군함의 등급에 관련한 알 수 없는 용어들의 범람을 경험하게 된다. 본지에서는 그 첫 번째로, 현대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함급인 `구축함(驅逐艦, Destroyer)`에 대하여 알아본다.

구축함이란, 이름 그대로 `구축` 임무를 행하는 배다. 그런데 일반적인 수준의 한국어에서 `구축`이라 함은, 한자로 `構築`이라고 쓰며, `어떤 시설물을 쌓아 올려 만듦`, `혹은 체제나 체계 등의 기초를 닦아세우는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처음 `구축함`이라는 용어에 맞닥뜨린 사람은 구축함이라는 배의 임무가 어떤 것인지 한 번에 인식하기 어렵다.

하지만 구축함의 한자를 잘 보면, `몰 구(驅)` 자에 `쫓을 축(逐)` 자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구축(驅逐)`이란, `어떤 세력 등을 몰아서 쫓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 한국어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표현이지만, 일본어에서는 종종 사용되는 표현이다. 그래서 구축함의 임무는 무언가를 `쫓아내는` 역할이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을 쫓아내야 하기에 이러한 등급의 배를 지었던 것일까? 그에 대한 답은 `어뢰(魚雷, Torpedo)`의 발명과 이를 활용한 `어뢰정(魚雷艇, Torpedo-Boat)`의 등장에서 비롯되었다.
최초의 현대적 어뢰의 시초인 화이트헤드 어뢰. 최대 7노트의 속도로 640m를 항주할 수 있었다.
1866년에 처음 만들어진 현대식 어뢰는 `바다의 지뢰`라 할 수 있는 `기뢰(機雷)`에 자체 추진 능력을 결합한 개념의 무기다. 물살을 가르기 위해 로켓과 비슷한 모양을 가지며, 함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크고 강력한 탄두를 실을 수 있었다. 어뢰는 기뢰를 물고기처럼 헤엄치게 만든 무기였고, 그만큼 위력도 강력한데다, 물속에서 배가 잠긴 부분에 직접 타격을 가할 수 있었다.
칠레 해군의 철갑선 알미란테 코크란(Almirante Cochrane)을 공격하는 어뢰정들, 1891년, 칠레 내전 당시.
어뢰의 이러한 특성은 큰 배를 상대하는 데 안성맞춤이었다. 배는 커지면 커질수록 선회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뢰를 회피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함포의 포탄보다 몇 배 이상 큰 탄두를 장착하는 어뢰는 그 파괴력 때문에 만 톤 단위의 배수량을 자랑하는 전함들조차 4~5발 이상 피격되면 생존을 보장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운이 나빠서 배의 척추를 이루는 용골 부근에 얻어 맞기라도 했다간, 거대한 전함조차 한순간에 타이타닉처럼 두 조각으로 찢어질 수도 있었다. 이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당시의 전함들은 어뢰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벌지(Anti-torpedo bulge)`라는 구조물을 추가로 설치해야 했다.
왕립 해군의 어뢰정 H.M.S Lightning (1877)
그리고 결정적으로, 어뢰는 자체 추진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반동이 없다시피 했다. 탄두를 발사하기 위한 무거운 함포조차 필요 없이, 단순한 발사대 정도만 갖추어도 발사가 가능했다. 이 덕분에 배가 클 필요가 없었던 덕분에 정(艇)급의 작은 배에도 몇 개 정도는 실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등장한 개념이 바로 `어뢰정`이었다. 작고 민첩한 배에 어뢰를 2~4개 정도를 실은 형태를 띤 어뢰정은 거대하고 무거우며, 발조차 느린 전함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자 골칫거리였다. 이들 어뢰정은 단시간에 적의 배에 근접하여 어뢰를 몽땅 사출하고 즉시 줄행랑을 놓는 형태의 전술을 구사했다. 그 때문에 발이 느린 전함은 어뢰정을 추격할 수도, 어뢰정을 쉽게 공격할 수도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다수의 전함을 지을 능력이 되지 못 했던 국가들은 일종의 `와일드 카드`와 같은 개념으로 어뢰정을 확보하는 데 열을 올렸다. 어뢰정은 그러한 국가들이 가질 수 있었던 `비대칭 전력`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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