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저물자 떠오르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사입력 2017.10.1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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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엔진은 이제 본고장인 유럽에서마저 외면당하는 처지다. 오롯이 모종의 사건으로 인한 신뢰 문제만은 아니다. 볼보는 옥죄어오는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하는 디젤 엔진 개발 비용에 혀를 내두르며 결국 포기 선언을 했다. 디젤 엔진을 주력으로 사용하던 제조사들도 하나둘 손을 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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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여전히 디젤 엔진의 장점은 뚜렷했다. 기본적으로 높은 열효율 덕에 연료 효율성은 한결같이 가솔린 엔진보다 우위에 있고, 풍부한 토크 덕에 운전하기 편한 것도 여전했다. 따라서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넉넉한 거대 업체들은 디젤 엔진을 놓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디젤 엔진의 생산 단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컴팩트급 이하 모델에 디젤엔진을 적용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소비자 가격이 무엇보다 중요한 클래스이다 보니, 단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제조사 입장에서도 결코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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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배경 속에서 스멀스멀 존재감을 내비치려 하는 것이 바로 `마일드 하이브리드`다. 이 시스템의 경우 차량 설계 변경이나 생산 시설을 확충하는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하지 않아도 기존 가솔린 차량들에 손쉽게 장착이 가능하다는 것이 주요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모터 단독으로 구동이 가능한 스트롱 하이브리드 방식이 대중화되며 `하이브리드`하면 이 스트롱 하이브리드가 정석적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이 마일드 하이브리드 역시 하이브리드 도입 초기부터 기술의 원숙함을 더해가고 있던 핵심 기술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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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 하이브리드처럼 전기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한 시스템은 아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엔진으로 차량 내부 장비들의 동력을 제공하던 일반적인 차량들과는 달리, 48V 통합 스타터 발전기(이하 ISG)가 에어컨 컴프레서, 워터펌프 기존의 12V 발전기까지 모두 총괄하여 엔진의 힘을 덜어준다.

이렇게 내연기관의 부하가 줄어드니 연료 효율성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지사. 48V ISG 장착 시 기존 가솔린 차량보다 15%에서 20%가량 연비 향상이 이루어질 수 있다. 여기에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추가적인 설계 변경과 설비 확충 등이 불필요하여 생산비 증가 폭도 적은 편이다. 가령 가솔린 차량을 마일드 HEV로 대체하는 총비용은 디젤차 생산비보다 최대 1,000유로 정도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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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PwC(Pricewaterhouse Coopers)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량이 유럽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55%까지 늘릴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유럽의 주요 자동차 브랜드들이 48V ISG를 장착한 마일드 HEV 모델들을 하나둘 내놓고 있다.

가령 폭스바겐은 골프나 폴로의 디젤 모델을 해당 시스템 장착 타입으로 대체할 계획을 지녔고, 르노는 이미 자사의 MPV 세닉에 동 기술을 적용하여 시장에서 매우 뛰어난 연료 효율성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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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마일드 하이브리드 적용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던 PSA도 해당 방식 투입에 돌입하고 있다. 이미 부정적 이미지가 짙어지는 디젤차는 판매가 예상보다 악화되고 있고, 유럽 내 배출가스 기준 강화 시행이 점차 임박하고 있어 디젤차를 대체할 수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있어 디젤 엔진은 가히 절대적인 존재감을 지녔었기에 손쉽게 내려놓는 것도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다. 따라서 이 디젤 엔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또한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디젤차의 신뢰도 하락으로 존재감이 조금씩 옅어지는 와중에 친환경차의 대표주자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글로벌 시장분석업체인 IHS 오토모티브는 8년 후인 2025년, 마일드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전체의 18% 점유율을 차지하여 PHEV나 풀 하이브리드카보다 높은 영향력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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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 혹은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보다 하위급 기술이라고 여겨지며 그저 전기차로의 징검다리 기술로 비쳤던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주목받는 대목이다. 이는 단순히 디젤 엔진의 몰락으로 인한 반사 이익만은 아니다. 틈새의 가능성을 명확하게 바라보고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월등히 높인 부품 제조사들의 빛나는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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