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광고 속 라이벌 관계

기사입력 2017.09.0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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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선수들은 훌륭한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훌륭한 라이벌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스스로 갈고닦는 실력 외에도 외부에서 들어오는 압박과 자극이 때론 유의미한 발전을 가져온다는 이야기다.


자동차 업계는 제조사간의 라이벌 의식은 물론이고 차종 및 시장 상황에 따른 라이벌 형성 등 다양한 형태의 라이벌 구도가 만들어진다. 자동차 역사가 발돋움한 이래 꾸준히 이어져온 라이벌 관계가 있는가 하면 매 상황에 따라 라이벌 관계를 엮어내기도 한다. 자동차 업계에서 그런 라이벌 관계를 잘 나타내는 곳이 바로 광고판이다.


Show me the Car!


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 브랜드인 아우디와 BMW는 옥외 광고판을 통해 한 바탕 펀치를 주고받았다. 시작은 아우디의 한 마디에서 비롯됐다. 아우디가 미국의 한 옥외 광고판에 A4 사진과 함께 “You move BMW”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우리가 이렇게 좋은 차를 내놓았으니 너희도 한번 해보시지" 같은 뉘앙스로 신형 A4의 출시를 알림과 동시에 무한한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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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적인 아우디의 일격에 BMW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Checkmate”라는 짧고 강렬한 문구와 함께 M3의 사진으로 응수한 BMW였다. 물론, 먼저 불을 붙인 아우디가 여기서 멈출 리 없었다. 아우디는 BMW의 도발에 지지 않으려는 듯, 더욱 강하게 대응했다. BMW 보다 더 큰 광고판을 설치하고, 거기에 스포츠카 R8을 내걸었다. 그리고는 “Your pawn is no match for our king” 메시지를 새겼다. BMW를 체스의 '폰'으로 깍아내리고 아우디는 '킹'으로 격상시키는, 꽤나 모욕적인 문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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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역시나 굵고 짧게, 그러나 강력한 한방 공격으로 응수했다. BMW는 자사 포뮬러 1 팀의 경주차가 인쇄된 열기구를 띄우고 “Game over”라는 문구만 집어넣었다. 포뮬러 1에 참여하지 않는 아우디를 비꼬면서 더 이상의 도발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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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은 BMW의 창립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이에 많은 경쟁 제조사들은 축하를 건네 왔다. 축하 메시지 행렬에는 선의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도 동참했다. “100년의 경쟁에 감사드립니다.” 라이벌 관계로서 상대에게 보내는 최고의 찬사였다. 하지만 여기에 재미없기로 유명한 독일식 개그를 살짝 추가했다. “사실 그 전 30년은 지루했거든요.” 더불어 BMW 직원들에게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의 입장권을 보내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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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포르쉐도 합세했다. “미래는 더 큰 도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BMW의 기술적 진보와 완성도를 인정하며 변화될 미래에도 좋은 모습을 기대한다고 해석할지도 모르나, 이어진 문구를 보면 약간 다르다. “우리는 드라이빙의 즐거움으로 상대하겠습니다.” 결국 포르쉐는 BMW보다 운전의 재미와 드라이빙에는 더 특화되어있다고 간접적으로 우월성을 내비친 것이다. BMW로써는 100주년을 맞이해 축하와 함께 강력한 존재로서 견제를 받게 된 셈이다.


영상 출처 : 메르세데스 벤츠 독일 공식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ercedesbenzdeutschland/videos/966784750036149/


메르세데스 벤츠 역시 불의의 일격을 당한 기억이 있다. 바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매직 바디 컨트롤에 대한 디스전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차체의 유연한 반응성을 설명하기 위해 닭을 내 세운 광고를 진행했다. 닭의 머리가 몸이 움직여도 고정된 위치를 유지하는 특성과 매직 바디 컨트롤의 차체 제어 기능이 일치하는 까닭에서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광고만을 본다면 엄지를 치켜들만하다. 매직 바디 컨트롤의 기계적 특성을 누구나 단번에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뛰어난 직관성 덕분이다. 그런데 여기에 재규어가 고춧가루를 뿌리며 난입했다. 재규어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광고를 패러디하며 마지막에 재규어가 닭을 잡아먹은 분위기의 영상을 삽입, 재규어의 차체가 훨씬 기민하고 유연하다고 어필했던 것이다.


영상 출처: 재규어 미국 공식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3PQS8SFWNQw


메르세데스 벤츠는 2015년 CLA영상을 통해 통쾌한 설욕전을 펼쳤다. CLA 차체 위에서 미끄러지는 고양이와 이를 지켜보는 고양이를 등장시키며 재규어를 귀엽게 표현했다. 이를 통해 메르세데스 벤츠가 재규어를 "귀엽게 보고 있다"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또한 "유연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차 위에서 재규어가 미끄러지더라"는 비꼬기로도 해석될 수 있다. 재규어는 XF-R을 출시하면서 BMW M5를 겨냥한 광고를 진행하기도 했으나 오히려 BMW의 역공으로 인해 되로 주고 말로 받은 전적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외에도 BMW를 쳐다보지 못하는 백마를 등장시킨 페라리 저격 광고, 메르세데스 벤츠 자동차 키로 재규어 차를 긁으며 질투하는 형상의 광고, 폭스바겐의 '가장 튼튼한 차'를 패러디 한 닛산의 '가장 소중한 차' 광고 등 해외 자동차 제조사들은 서로 물고 물리는 디스전을 펼쳐왔다. 디스전이라 하면 네거티브로 상대를 깎아내려, 보는 이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하지만, 자동차 업계에서의 디스전은 신선한 웃음으로 승화시킨다는데 차이가 있다.


우리는 한 놈만 팬다. 국내 자동차 광고 디스전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국내 제조사들 역시 광고를 통해 디스전을 펼치곤 했다.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의 엘란트라를 떠올려 볼 수 있다. 전형적인 디스라고 할 순 없지만, 엘란트라는 아우토반을 달리며 포르쉐를 추월하는 광고 영상을 내보냈다. 광고 속에서 포르쉐를 탄 운전자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엘란트라에게 찬사를 보낸다. 아쉽게도 현대자동차의 이패기 넘치는 광고에 포르쉐는 어떠한 응답도 보내지 않았다. 이 광고가 당시에도 상당한 무리수라고 인식되었는지, 당시 PC통신 이용자들 사이에서 돌던 "나는 1단 기어로만 달렸다"고 하는 농담이 지금도 회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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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기 넘치는 광고를 진행했던 현대자동차였지만 국내에서 디스전의 주 타겟 역시 현대자동차였다. 1990년대 후반 대우자동차는 ‘누비라 2’를 출시하면서 현대자동차의 아반떼를 직접 겨냥했다. 당시 대우자동차가 내걸었던 캐치프레이즈는 “누비라 2로 힘차게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 것인가?, 아, 반대로 힘 없이 왕복할 것인가?”였다. 상당히 유치하고 억지스럽긴 하지만, 패기 넘치는 도전장이었다. 하지만 판매량에서는 린번 엔진을 얹은 아반떼를 끝끝내 이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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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는 GM대우로 재출범한 이래 출시한 윈스톰을 광고하면서 싼타페를 저격하기도 했었다. 싼타페의 좋은 건 전부 옵션이고 윈스톱은 기본 장착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돌아보면 두 차종 모두 확실한 팬덤보다는 안티팬이 더 많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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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은 BMW, 스바루, 아우디, 벤틀리의 고품격 디스전을 패러디하기도 했다. 국내 준대형 최강 그랜져를 타겟으로 잡은 것이다. “그랜져의 다섯 번째 변신을 축하합니다. 북미 판매 1위 알페온으로부터”라는 패러디 문구가 그것이었다. 알페온의 베이스 모델인 뷰익 라크로스가 북미에서 판매 1위를 하는 등 인기 차종임을 강조하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려 들었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상대를 단단히 잘못 골랐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그랜져가 쌓아 올린 아성은 뷰익 라크로스의 북미 시장 연간 판매량 따위로는 흠집조차 낼 수 없었던 것이다. 알페온은 시장에서 실패했고, 뒤이어 출시된 쉐보레 임팔라에 자리를 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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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 자동차 역시 코란도C를 출시하며 경쟁 포지션에 있던 스포티지와 투싼을 은연중에 비꼬는 디스 광고를 진행한 바 있으며, 르노삼성 자동차는 SM5, SM7가 부드러운 승차감과 물이 새지 않는 자동차라며 암시성 광고를 제작했다. 논란이 일고 있던 현대/기아자동차를 비꼬는 광고였던 터라 반(反) 현대자동차 정서를 가진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통쾌하고 재미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영상 출처: 르노삼성 자동차 공식 유튜브


https://youtu.be/IiQrDJlQk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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