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찾아온 미래 - 쉐보레 볼트 EV 시승기

기사입력 2017.08.0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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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를 처음 마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기대감과 걱정이 한데 묶인 복잡한 심정을 품을 것이다. 평소에 운전해오던 내연기관 자동차와의 이질감, 흔히 이야기하는 `주행거리 불안(Range Anxiety)`, 혹은 자동차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의 부재까지. 내연기관의 종말에 몸서리치는 이들에게 전기차란 존재는 여전히 미심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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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승을 통해 느낀 쉐보레 볼트 EV는 이러한 우환들을 현실적으로 최소화한 웰메이드 전기차였다. 쉐보레 형제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지녔던 미국제 소형 전기차는 지금 당장 손에 넣어도 큰 불만은 없을 듯 했다.

이미 볼트 EV는 본고장에서 `북미 올해의 차 (North American Car Of The Year)`,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와 같은 저명한 상들을 휩쓸며 뛰어난 가치를 입증해왔다. 따라서 `검증`을 한다기보다 어느 부분에서 `감탄`해야 하는 차인지 눈 여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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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디자인에 있어, 듀얼 포트 그릴과 더불어 여기저기 화려하게 다듬은 디테일은 신세대 쉐보레 패밀리의 일원임을 명확히 한다. 그렇다고 `나 전기차다`라며 티를 팍팍 낸 흔적도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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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라인이 날카롭게 새겨진 측면부는 볼트 EV 디자인의 백미다. 일반적인 해치백들보다 키는 조금 큰 편이라 소형 MPV의 느낌이 풍겨지만, 오버행은 극단적으로 짧게 구성되어 있고, 운전석에서 정점을 찍고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 덕에 제법 역동적인 자세가 잡혔다.


이와 더불어 캡포워드 스타일이 극대화되어 보닛은 매우 짧게 구성되어 있고, 반대로 승차 공간은 자그마한 차체 대비 널찍하게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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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만 하더라도 새로운 방식의 파워트레인, 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나 연료전지 등을 사용한 자동차들의 경우 실내에 지나치게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했던 것이 사실이다. 가령 `V`자를 쓰는 쉐보레 볼트(Volt)도 현재는 다른 형제들과 거의 동일한 실내 구성을 가지지만,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당시에는 실내 곳곳을 터치패널로 도배하고 도어 패널에는 요상한 문양들을 그려 넣었다. 변속 노브 디자인도 지나치게 과장하여 소비자들에게 `위화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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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미래를 향한 기술력 과시 제품이니 제조사 입장에서 `차별화`는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선 지나친 위화감은 거부감을 불러올 수 있다. 볼트는 이러한 측면에서 제법 절제된 면모를 보였다. 화이트 컬러를 포인트로 삼은 인테리어는 산뜻한 인상을 전했을 뿐이다. 파랗게 물들인 시동버튼이 친환경차임을 넌지시 이야기하지만, 위화감을 전하는 부위는 찾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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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10.2인치로 대폭 커진 마이링크 디스플레이는 시원시원한 느낌을 전했다. UI도 깔끔한 플랫 스타일로 구성되어 터치하는 데에 감칠맛을 더했다. 널찍한 화면을 품었음에도 내비게이션이 탑재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배터리 사용 현황이나 에너지 흐름도, 에너지 사용 점수 등, 전기차다운 다양한 파워트레인 작동 정보를 표기한다. 배터리를 흥청망청 썼다고 다그치거나 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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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하단부에 몰려있는 각종 버튼들은 크기가 큼직큼직해서 오조작을 일으킬 염려가 적었다. 아울러 열선 시트와 같이 `기본`으로 여겨지는 편의장비는 물론, 전/후방 주차보조센서나 보스 오디오 시스템, 전자식 파킹브레이크와 같은 고급 장비들도 두둑히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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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차에 주로 쓰이는 전자식 기어노브를 그대로 사용하여 전혀 다른 방식의 변속기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운전자에게 위화감을 전달하는 법이 없다. 컴팩트한 센터페시아 덕에 센터플로어 앞 쪽으로 제법 널찍한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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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 공간에 중점을 둔 차체 설계 덕에 실내 공간은 차체 크기 대비 널찍한 편이다. 2열에 앉으면 예상보다 넉넉한 느낌이 있고, 열선시트도 마련해놓은 점이 기특하다. 다만 헤드레스트가 지나치게 작아 승차 시 목을 편안히 받쳐주진 못한다. 적재 공간은 일반적인 소형 해치백들과 비교해도 무난한 수준이다. 트렁크 트레이를 제거하면 적재 공간은 더욱 넓어지지만, 턱이 조금만 낮았으면 더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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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버튼을 눌러도 고요하기 그지 없어 줄곧 계기판과 마이링크 모니터를 두리번거렸다. 그래도 운전대를 잡고 페달을 밟아 움직이게 하는 자동차의 기본 조작 방법은 동일해서 혼란은 금세 잦아들었다.

볼트 EV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구성하여 강성을 높인 차체에 배터리와 전기 모터를 집어 넣은 구성을 지녔다. 특히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다져지고 여러 유력 매체에서 극찬을 받았던 슈퍼스타인지라 기대감은 극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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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효율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60kWh)와 합을 맞추는 싱글 모터 전동 드라이브 유닛은 최고출력 204마력에 최대토크 36.7kg.m의 파워를 낸다. 차체 하부에 배터리를 꾹꾹 눌러 담아 공차중량은 1,600kg을 상회하지만 가속과 동시에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전기모터 특성 덕에 초기 가속은 상당히 빠릿하다. 심지어 엔진이 울리는 소리 없이 조용히 속도를 올리는 모습은 짜릿하기까지 하다.


물론 절대 출력이 크게 높은 편은 아니라 고속 영역에서 가속하는 맛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그럼에도 실용 영역에서 힘이 부족해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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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배터리들이 하체에 두둑이 담겨 껑충한 차체를 지녔음에도 낮게 깔려있는 무게 중심 덕에 움직임이 안정적이다. 꽤 급격하게 운전대를 돌려도 차체가 크게 요동치지 않는다. 쉐보레의 신뢰도 높은 하체 설계와 더불어 전기차의 특성이 맞물린 시너지 효과다.


전기차의 장점이자 단점은 파워트레인 소음이 극히 억제되어있다는 것이다. 안전 상의 이유로 일부러 소음을 내게 만드는 제조사도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실제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도 돌아오는 건 아스라이 들려오는 전자음뿐이다. 소형차 치곤 방음도 잘 되어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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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스터 폭이 좁은 시트 탓에 조금 불편한 기색은 있었지만, 여러모로 쾌적한 주행이 가능하여 처음 경험하는 전기차에 미소가 내내 사그라지지 않았다.


여기에 105만원을 추가하면 각종 주행 안전장비들을 갖춘 세이프티 패키지를 품을 수 있다. 차선 이탈 경고는 물론 유지 보조까지 해주고, 보행자까지 감지하는 자동긴급제동 시스템 및 스마트 하이빔 등을 푸짐하게 챙긴 선택사양이다.


회생제동 기능이 작동하며 발 끝에 위화감이 전달되는 경우도 있으나, 그 기색이 불쾌함까지 이어지진 않는다. 회생제동으로 배터리 효율을 더 끌어올리고 싶다면 `리젠 온 디맨드`(Regen on Demand)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가 적극적으로 회생제동 기능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스티어링 휠 좌측 스포크 뒤편에는 마치 쉬프트 패들을 조작하는 것처럼 버튼을 조작하여 회생 제동 장치를 조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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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로 크랭크를 돌리는 차가 아닌 만큼, 스마트폰 충전하듯 충전기를 꼽아 전기를 채워줘야 한다. 배터리 충전은 마이링크를 통해 충전기를 장착한 즉시 충전할 수도 있고, 시간대를 정해서 예약 충전도 할 수 있다.


자주 찾는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가 몇 대 구비되어 있긴 하지만 제대로 작동하는 건 소수에 불과해서 충전이 크게 용이하진 않았다. 인프라 구축이 진행되고 있긴 한데, 실제로 전기차를 내연기관 자동차 타듯 편히 사용하는 건 아직 시기상조인가보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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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볼트 EV는 일단 완충이 되면 최대 383km를 주행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스펙`을 지녔다, 물론 에어컨 사용이 많았던 여름인지라 예상 주행 가능거리보다 잔여 주행거리는 빠른 템포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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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볼트 EV는 적어도 `Range Anxiety`(주행거리 불안)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라오던 여타 전기차들보다 적어도 세 발자국은 나아갔다. 이 정도면 충분히 데일리카로 사용할 수 있는 성능이다. 물론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소가 잘 마련되어 있다는 전제가 포함되어야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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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 EV의 시판 가격은 4,779만원으로 구성되고 지자체 보조금을 최대로 받으면 2천만원 대로 손에 넣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도 높고 잘 만든 전기차를 쉽게 만나볼 수 없는 건 아쉬움의 극치다. 이미 한국GM이 들여온 초도물량이 동나버려 올해 안으로 볼트 EV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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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마주한 전기차에 기대감이 컸다. 물론 일말의 걱정도 있었지만 화려한 수상 내역을 보아하니 기대감을 품는 게 당연했다. 그리고 볼트 EV는 그 기대에 응답한 건지, 전기차를 꿈에 그리던 우리에게 미래가 성큼 다가왔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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