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차, 다른 인기

기사입력 2017.06.2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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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자동차 판매량 차트를 보면 끝자락에만 이름을 올리는 자동차들이 있다. 단종 직전에 있는 오래된 모델이거나 스포츠카와 같은 비주류 모델들이 대부분이지만, 완전 신형 모델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매우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는 자동차들도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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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은 사실상 실질적인 자동차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게 하는 척도인지라, 시장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쉽게 말해 어떤 차종, 어느 정도의 크기를 지닌 자동차가 인기를 끄는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에선 설설 기는 자동차가 해외로 가면 승승장구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다. 반면, 한국에서 떵떵거리는 자동차가 해외에선 고개를 숙이는 경우도 있다. 같은 자동차, 그러나 국가에 따라 인기가 크게 다른 자동차들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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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트 500


데뷔 11년차를 맞이한 3세대 피아트 500은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유럽 A 세그먼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 피아트 500은 5월에 18대, 4월에 20대를 팔아 하위권의 성적을 기록했다. 초기 출시 당시 예상보다 높은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질타를 받았고, 결국 재고 처리를 위해 큰 폭으로 가격할인을 하여 초기 구매자들에게 빈축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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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전장이 모닝이나 스파크보다 짧은 매우 컴팩트한 차량임에도 전폭이 경차 기준을 초과하는 바람에 경차 혜택을 받지 못하는 데에도 원인이 있다. (1,640mm, 경차 기준은 전폭 1,600mm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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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현지에선 상황이 영 다르다. 오랜 시간 유럽 대륙을 누벼온 `누오바 친퀘첸토`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레트로 디자인이라는 점도 유럽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했고, A세그먼트카 특유의 아기자기한 매력이 더해져 2007년 첫 출시 이후 8년이 지났음에도 한 해 동안 17만대를 팔았다.


이는 유럽 A세그먼트 시장에서 판다의 뒤를 잇는 2위의 성적이며, 전체 차종 중에서도 24위로 상당히 뛰어난 성적이다. 그럼에도 누오바 친퀘첸토를 동경한 디자인은 국가를 불문하고 호평을 이어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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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한국 경차 시장의 왕좌를 차지한 모닝의 경우 피칸토라는 이름을 달고 판매되지만 유럽에서의 판매량은 피아트 500의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새삼 홈그라운드의 위력을 몸소 느낄 수 있다.

현세대 500가 5cm만 날씬했어도 판매량 자릿수가 달라졌을 듯한 건 순전히 본인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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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제타


골프의 형제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제타는 최근 유럽 현지 시장에서 판매가 중단되었다. 판매 중단 원인은 판매 부진으로, 제타는 폭스바겐의 상용차인 `트랜스포터`보다도 판매량이 적었을 정도로 인기가 처참했다.


사실 해치백 선호도가 높은 유럽 시장에선 C세그먼트 이하 세단 판매량은 절망적인 수준이다. 현대차나 기아차 역시 유럽시장에는 C세그먼트 및 B세그먼트 세단은 구비하지 않을 정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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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타는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독일에서 1분기 동안 48대가 팔리는 처참한 성적을 보이기도 했다. 여타 C세그먼트 세단들을 봐도 상황이 유사한 터라, 제타의 상품성을 이유로 들 수가 없는 노릇이다. 시장, 그러니까 현지 소비자들의 소비 특성 덕에 일어나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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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 시장에서 폭스바겐의 위상은 그리 높지 않다. 일단 연간 판매량 부문에서 보더라도 현대차의 절반도 되지 않고, 렉서스보다 적게 팔린다. 그 와중에서도 폭스바겐 미국 법인을 이끄는 게 바로 제타다. 폭스바겐은 2016년 한 해 동안 32만대를 팔았고, 제타는 12만대를 넘게 팔아 브랜드 판매량 중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아울러 현세대 모델은 데뷔 7년차를 맞이했음에도 꾸준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폭스바겐이 사랑해 마지 않는 골프도 제타의 절반 가량에 불과한 성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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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지에서도 외면 받는 제타는 미국 시장에서 빛을 볼 운명이었나 보다. 물론 세단을 선호하는 한국 시장에서도 꽤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지금은 모종의 이유로 판매가 중단되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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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그랜저

그랜저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준대형 세단이다. 지난 5월에는 무려 12,595대를 판매하며 쉐보레가 한국 시장에 판매하는 11대 차종 판매량 합산치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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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 신형 그랜저가 출시되지 않았으나, 북미 소비자들은 현대가 만든 `라지 세단(Large Sedan)`에는 별 흥미가 없는 것 같다. 현지에서 `Azera`로 명명되는 그랜저는 미국 시장에서 TG 시절에도, HG 시절에도 꾸준히 인기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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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라는 대기 수요로 인한 판매량 감소 현상이 없었던 2014년도에도 연간 판매량 7,232대를 기록했다. 이는 포르쉐 마칸보다 9대 적은 수치였다. 아울려 2015년도에는 5,539대를 기록하여 판매순위 223위를 기록했고 2016년에는 4,942대로 최근 5년 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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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와 상반된 입장의 임팔라는 한국에서 한 달 간 300대 가량만이 팔렸으나, 자신의 고향에선 한 달 동안 1만 명의 소비자 품에 안겼다. 앞서 언급했던 `홈그라운드`의 중요성이라는 것을 두 모델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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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쏘울


2008년, 기아차는 C세그먼트 박스카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사실 생각보다 경쟁자가 많지 않은 카테고리인지라 상품성과 캐릭터가 잘 받쳐준다면 성공도 보장할 수 있었으나, 사실 지나간 일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쉬운게 어디있나. 디자인 경영을 필두로 한 기아차의 도전은 여전히 높게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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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내외관 디자인과 컨셉트 덕에 국내외 전문 매체들은 호평을 일삼았다. 그리고 국내에서의 판매량도 꽤나 괜찮았다. 물론 당시에는 국산 차종만 따져도 가짓수가 10개나 적어 쏘울이 활약할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그럼에도 경쟁작인 사이언 xB나 닛산 큐브와는 달리 SUV와 박스카를 결합한 독특한 컨셉트 덕에 실용성도 높은데다, 패션카다운 화려한 면모로 디자인을 중시하는 운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실제로 쏘울은 국내에서 2009년 한해 동안 무려 21,239대가 팔렸다. 2세대 쏘울이 2016년 2,359대 판매되었음을 감안하면, 두 데이터의 차이는 쏘울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게 줄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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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쏘울은 한국 뿐만 아니라 실제로 기아차가 겨냥한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출시 직전에 모터트렌드를 비롯한 해외 매체들은 쏘울의 내외관 디자인 센스를 극찬했고, 출시 이후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

판매량 수치도 이와 같은 인기를 철저히 반영했다. 출시 첫해인 2009년에는 3만 1천대 가량을 팔았고, 데뷔 2년차에는 6만 7천대를 팔아 300여종에 달하는 미국 시판 차량 중에 53위를 차지했다. 물론 박스카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큐브와 xB를 제쳤다. (큐브는 2만 2천대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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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쏘울의 인기는 더욱 커져갔다. 햄스터 캐릭터를 활용한 기발한 프로모션과 슈퍼볼 광고 등의 적극적인 밀어주기로 박스카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적은 물론, 2011년, 2012년에는 각각 10만대, 11만 5천대를 팔아 연간 판매 순위 38위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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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신형 모델이 출시되었던 2014년에는 다시금 기록을 세웠다. 한국에서는 `구형과 별 차이없다`는 이유로 판매량이 대폭 감소했던 것에 반해, 미국에서는 14만 5천대를 기록하여 판매순위는 31위로 기아차의 주력 모델인 옵티마(K5)에 근접한 성적을 냈다. 이후에도 연간 판매량 14만대 수준을 유지하며 기아차 미국 법인의 최고 효자로 거듭났다.(2016년 30위)

한국 시장에선 신선함이 없다는 이유로 여전히 판매량이 바닥을 치는 차량임을 감안하면 매우 놀라운 결과이다. 왜인지 쏘울을 한국 도로에서 보면 풀이 죽은 듯한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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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장에서 적게 팔린다고 해서 결코 우습게 볼 수가 없는 노릇이다. 제타와 쏘울은 출생지에서 외면당했는데도, 해외에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날고 긴다. 그리고 그랜저도 집안에서만 떵떵거릴 뿐, 밖에선 잠자코 눈치만 볼 뿐이었다. 안과 밖의 사정이 매우 다른 자동차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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