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거리의 상징, `블랙캡`

기사입력 2017.04.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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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도시에는 고유의 특색을 자랑하는 택시들이 도로를 거닌다. 가령 서울에는 `꽃담황토색`을 띈 국산 중형차들이 있고, 뉴욕에는 `옐로 캡`이라 불리는 노란색의 택시가 있다. 그리고 영국 런던에는 검은색의 묵직한 색상에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런던 도심을 수놓는 `블랙캡`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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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택시는 해크니(Hackney), 혹은 해크니 캐리지(Hackney Carriage)로 불렸던 근대의 마차로부터 유래된다. 당시 이 마차들이 택시와 같이 유료로 소수 승객들을 운송해주는 용도로 사용되었기에, 이후 만들어진 자동차 택시에도 이러한 이름으로 불린다. 실제로 초기 자동차 해크니 역시 마차와 유사한 모양새를 지녔었다.


마차의 시대가 지나고, 자동차의 시대가 도래한 이후에는 전통적으로 `오스틴(Austin)`에서 런던 택시를 제작해왔다. 두꺼비와 유사한 외양에 검정색 페인트를 뒤집어써서 블랙 캡(Black Cab)이라 불려온 것이다.


특히 블랙캡이 런던 거리의 아이콘이 된 것은 단순히 일관된 색상뿐만은 아니었다. 동그란 헤드램프와 클래식한 모양새의 라디에이터 그릴, 그리고 육중한 차체가 개성 있는 모양새를 만들어내어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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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캡의 역사는 오스틴 FX3로부터 시작된다. 1948년 제작된 해당 차량은 다분히 클래식한 외양이 매력적인 차량이었다. 그리고 10여년 동안 택시로 사용되다 FX4에게 자리를 넘겨준다. 뒤를 이은 FX4는 단연 블랙캡의 상징과도 같이 여겨지는 차종으로, 1958년부터 생산되어 1997년까지 무려 40년 간 런던 거리를 지켜온 블랙캡 그 자체다. 오스틴의 FX 시리즈는 TX 시리즈에게 블랙캡 타이틀을 넘겨주며 명예롭게 런던 거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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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TX1에 이어 블랙캡으로 선택된 TXⅡ는 포드제 듀라토크 엔진을 얹었다. 특히 신체가 불편한 탑승객이 보다 편하게 승하차할 수 있도록 별도의 스텝과 회전형 의자를 더하는 등, 승객들의 편의에 신경 쓴 면모를 보이며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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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재는 지리 자동차가 제작한 TX4가 런던 거리를 누빈다. 블랙 캡을 생산하는 `런던 택시 컴퍼니`의 모회사였던 망가니즈 브론즈가 2012년 경영 위기로 지리자동차에게 해당 업체를 매각하면서, 현재는 지리자동차가 런던 택시 컴퍼니의 주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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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영국이 2018년부터 런던 택시의 신규 면허 대상 중 환경 오염을 이유로 디젤차를 제외하게 되면서 지리자동차가 3억 파운드 이상을 투자하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TX5`를 생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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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블랙캡의 운전대를 잡는 택시 기사는 그 직업을 갖기 위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택시기사가 되려면 관련 시험과 몇 가지 절차를 거쳐야 하나, 그다지 어려운 관문으로 여겨지진 않는다.


런던의 택시기사가 되려면 여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시험을 거쳐야 한다. `The knowledge`라는 면허시험을 통해 택시기사가 선발되는데, 시험의 난이도가 굉장히 높은 편이다. 해당 시험은 다섯 단계로 이루어져 기본적인 범죄 기록이나 신체에 이상이 없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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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로 넘어가면서 명성 높은 고난이 시작되는데, 책자를 하나 지급받고 대략 3년 동안 런던 지리를 익히는 데에 힘을 쏟아야 한다. 그리고 지리에 익숙해진다면 지도 없이 시내 39,000여개의 거리 이름과 15,000개 건물과 시설 위치를 외워 시험 감독관이 지명하는 목적지를 최단거리 및 최소 시간으로 도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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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5차까지 이루어진 시험을 거치는 데는 사람에 따라 편차가 있으나, 최소 2년에서 4년 가량이 소요된다. 이와 같이 한국의 `고시`와도 같은 기나긴 수험 생활을 해야 되기 때문에 택시 기사 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런던 택시기사의 수는 대략 2만 5천명 정도로 서울 내 택시기사 수인 8만 5천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도심 인구 대비 적은 편이다.


특히 어려운 시험을 거쳐 선발된 인재인 만큼, 승객에 대한 예의도 꾸준히 교육받는다. 이렇다보니 `Hostel.com`이 주관한 `가장 친절한 택시 기사` 설문 조사에서 영국 택시기사가 꼽히며 택시 서비스 수준이 매우 높음을 입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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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전히 런던 거리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블랙캡이 점차 사라질 지도 모르겠다. 최근 가장 큰 블랙캡 기사 양성 학원인 `Knowledge Point`가 30년 만에 문을 닫게 되며 사실상 블랙캡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음이 간접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해당 학원 측은 런던 시내의 땅값 상승이 주요 원인이라 언급했으나, `Economist`와 같은 전문지는 `우버`와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가 등장함에 따라 택시 기사를 희망하는 사람 자체가 줄어든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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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러한 배경에는 `기술 발전`이라는 원인도 주요하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점차 완성형에 가까워지며, 우버 운전자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인내와 고통 끝에 런던 지도를 머리 속에 담아낸 블랙캡 기사들의 노력이 아무리 가상하다고 해도, 수 만개의 데이터를 내장한 기계보다 정확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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